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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행복지기

2021 창간호

Culture 3

음식 인문학

수천 년 인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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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났고 평화가 오기도 했다. 부자로 만들어 주기도 했고 노예로 만들기도 했다. 돈으로, 방부제로, 약으로도 사용되며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금. 소금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세종행복지기 편집부감수.  세종춤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규필 교수

화폐로, 평화의 상징으로 쓰인 소금

소금은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역사 속에서 소금은 거의 금과 같이 귀하게 여겨졌다. 과거에는 교통이 발달 되지 않았고 냉장 시설이 없어 식재료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늘 부패와 싸워야 했는데 소금을 활용하면서 상황이 역전됐기 때문이다. 식재료에 소금을 뿌리면 음식의 보존 기간을 늘리고 식재료의 풍미를 향상시켰다.
각 나라의 역사를 보아도 소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소금은 노예를 매매하는 데 화폐로 쓰이기도 했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 지방은 소금이 비쌀 수밖에 없었는데 이곳에 소금 무역을 하는 상인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를 축적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강하게 해준 것도 소금이었다. 뜨거운 햇빛, 넓은 갯벌 등의 지중해성 기후로 천일염 생산에 최적화되어 있는 베네치아는 양질의 소금을 대량 공급하여 부를 얻었다. 소금을 통해 얻은 부로 베네치아는 조선, 군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중해의 패권을 쥐게 되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소금과 철의 전매수입으로 통일 자금을 비축했다.
인도 독립운동의 시작이 된 간디의 ‘소금 행진’도 있다. 이는 역사 속에서 소금의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당시 인도를 지배한 영국이 인도인들에게 소금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영국의 항구도시인 리버풀의 소금을 비싼 값에 사도록 강요했다. 이때, 60세가 넘은 간디는 독립을 위해 아라비아 해변까지 약 390km를 걸어갔고 이 소금 행진이 끝날 때쯤 대열은 6만여명으로 불어나 있었다고 한다.

호염, 암염, 천일염 등 종류도 다양해

여행객들이 평생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로 종종 등장하는 남미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 이곳은 하늘 위를 걷는 듯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유명한 곳이다. 1년 중 12월~3월 사이에 소금 위로 빗물이 고이면서 소금 사막에 물이 차면 그 물이 하늘을 반사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소금은 호수로 변한 바닷물이 증발해 만들어진 호염(湖鹽)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천연 소금은 암염(巖鹽)으로 암석과 같이 천연으로 땅속에서 매장된 소금이다. ‘핑크 솔트’로 잘 알려진 히말라야 소금도 대표적인 암염이다. 폴란드 베엘리츠카 소금 광산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인도, 프랑스, 파키스탄 등에 대규모로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천일염이다. 바닷물에는 약 2.8%의 소금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바닷물을 햇볕·바람 등과 같은 자연의 힘으로 수분을 증발 시켜 만든 소금이 바로 천일염이다.

소금은 빼고, 건강은 더하기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2017년 기준으로 3,669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000mg을 훌쩍 넘는다. 한식의 특성상 국이나 찌개, 간장, 고추장, 각종 젓갈 등이 많다보니 기준치보다 많이 섭취하게 된다. 짜게 먹는 습관이 계속되면 고혈압은 물론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을 앓게 될 가능성도 증가한다. 과다한 소금 섭취가 국민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안전처 등 정부기관, 각 학회에서는 소금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 노력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모든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소금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금(金)이 아니라 금(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숟가락의 소금을 덜어내고 그만큼의 건강을 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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